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동차 수출 단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익성 높은 레저차량(RV)과 고가인 친환경차 수출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제조사의 자동차 1대당 수출 가격은 2만 1276달러(약 2810만 원)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2017년 1만 5147달러(약 1998만 원)와 비교하면 5년 만에 40.5%나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2월 평균 수출 단가가 2만 2515달러(약 2970만 원)로 지난해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 대수(230만 333대)는 전년 대비 12.7%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출액(489억 4105만 달러·약 64조 5780억 원)은 18%가 증가했다. 수출이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달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단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RV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RV 수출(164만 5773대)은 전년보다 14.4% 증가했고 전체 승용차 수출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도 74.2%로 2017년(56.8%)보다 늘었다.
단가가 높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인기도 수출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전년보다 65.1% 늘어난 7만 1380대가 수출됐다. 기아(000270) EV6의 수출량(5만 8414대)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올해 하반기 해외에 출시되면 수출 단가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V9의 권장소비자가격은 5만 달러 후반(약 6600만 원)에서 7만 달러(약 9240만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세우며 선전한 자동차 산업은 올해에도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보다 64.2% 증가한 65억 2000만 달러로 2월(56억 달러)에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을 한 달 만에 새로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