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동차 탄소 배출 기준을 한층 강화해 2032년까지 신차 3대 중 2대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자국 전기차 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잇따르면서 미국 제조 업계 설비투자는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8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환경보호청(EPA)이 승용차 및 소형 트럭에 대한 탄소 배출 기준을 전면적으로 강화하는 규제안을 12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규제안은 전기차 판매 목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2027~2032년 판매되는 신차의 탄소 배출 한도를 엄격히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실상 2032년까지 판매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던 기존 목표를 한 단계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이 자국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전기차·배터리·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을 육성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면서 미국 내 제조업이 새로운 부흥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미국 제조업 공장 건설에 지출된 총비용은 1080억 달러(약 142조 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막대한 보조금과 지원책이 발표되면서 한때 저비용 국가로 떠났던 기업들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이 활발해지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