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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감산'…3가지 핵심 포인트는? [biz-플러스]

■삼성전자 메모리 감산 선언-3가지 궁금증

D램 위주 메모리 감산 상반기까지 이어질 듯

가장 늦은 감산, 4분기 업계 1위 격차 벌어져

2009년 1분기처럼 2분기 연속 저점 찍고 반등 예상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997년 환란 후 처음으로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공식 선언하자 이에 따른 영향과 전망을 두고 해석이 각양각색이다. 시장은 “메모리 1위 업체의 감산으로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주가 상승의 조건 중 하나는 충족됐다”고 환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감산의 규모와 기간, 수요 증가의 시기, 그리고 반도체 가격 상승과 맞물린 삼성전자의 실적 업턴 등의 향배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 메모리 공급량의 30~40%를 책임지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이 몰고 올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메모리 감산 규모와 기간은? 인위적 감산 약 10%, 2분기까지 최대 15%까지 줄일 수도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삼성이 올 1분기부터 D램 공정 웨이퍼 투입을 줄인 것으로 봤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전체 D램 생산능력이 월 60만 8000장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능력이 최대치였던 지난해 4분기(67만 장)보다 9.25% 감소한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공정 전환, 프리미엄 제품 생산 등으로 제품 양산 시간을 늘리는 ‘기술적 감산’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위적·기술적 감산을 합산하면 최대 15%가량 감산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다만 감산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감산에 대해 “단기 생산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20주 이상 쌓인 재고에 대한 극약 처방일 뿐 기존의 ‘꾸준한 생산’ 기조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3분기 이후부터 D램 생산능력을 차근차근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극적 감산은 미미한 공급 축소 효과를 만든다”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경쟁사 대비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역효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감산 효과는 언제? 2분기 연속 적자 뒤 실적 업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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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는 올해 3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메모리 사업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고 올 1분기에는 4조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마지막으로 적자를 봤던 2009년 1월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연속 적자로 바닥을 찍고 다음 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메모리 공급량 조절과 가격 방어에 성공하면 반도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와 공급 축소 효과가 발현될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량 조절과 동반된 수요 회복이 변수다. 챗GPT가 촉발한 신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시장 개화가 회복세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불경기로 인한 소비 둔화로 재고 소진이 더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쟁사와 점유율 경쟁: 지난해 4분기 D램은 45.1%로 상승


삼성전자 D램 모듈.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D램 모듈.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일본 기옥시아 등은 메모리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찌감치 감산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주요 제조사 가운데 가장 늦게 감산을 선언했던 것은 선두 업체로서 △풍부한 자본력 △원가 경쟁력 △규모의 경제 등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불황 중 경쟁사가 영업을 포기할 때까지 생산량을 유지해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치킨게임’ 전략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올해 2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DS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좁혀지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다”며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분기까지 삼성전자가 ‘버티기’ 작전에 돌입하면서 점유율 측면에서 효과를 봤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램·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45.1%, 33.8%로 모두 전 분기보다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점유율이 오른 메모리 회사는 삼성전자밖에 없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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