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전 의원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10일 공개 건의했다. 박대출 정책위 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최민희 방통위원 후보 추천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만일 민주당이 (철회를) 처리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께서 임명하지 말 것을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최 전 의원이 방통위원으로 추천된 것이 불가한 사유는 차고 넘친다"며 "결정적으로 민주당이 최 전 의원을 방통위원 후보로 추천하는 자체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설치법에 따르면 상임위원 5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인은 국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 추천 몫 중 1인은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2인은 그 외 교섭단체가 추천한다.
5인 중 여권 인사가 3인, 야권 인사가 2인으로 구성되는 구조다.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안형환 부위원장과 지난 5일 김창용 상임위원이 임기가 각각 만료돼 현재 '3인 체제'를 유지 중인데, 이중 한상혁 위원장·김현 상임위원 등 2인이 야권 인사다. 국민의힘은 안 부위원장 후임으로 최 전 의원이 방통위원으로 임명되면 야권 인사가 3명이 되면서, '여권 인사 3인, 야권 인사 2인'으로 규정한 방통위 설치법을 위반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야당 시절 추천했던 안 부위원장의 후임 추천권을 민주당이 '야권 몫'이라 주장하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014년 민주당이 야당 시절 추천한 방통위원을 2017년도 여당으로서도 그대로 추천했고, 국민의힘도 여당 시절 추천한 방통위원을 야당으로 추천했다"며 "추천을 누가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에 규정된 '3대 2' 원칙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문재인 대통령 때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도 저희가 추천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인사를 거부했다든지 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팩트체크 없이 '묻지마 정쟁몰이'를 하고 가짜뉴스를 만들어 법적 심판까지 받았던 최민희 전 의원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했다"며 "당장 최 전 의원 추천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집단 퇴장한 가운데 최 전 의원의 방통위원 추천안을 단독 가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