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2차전지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같이 지시했기 때문에 관계 부처에서 조속히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는 최근 공개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에 따라 2차전지 산업이 정책적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더해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선언한 것도 윤 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을 주문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최근 윤 대통령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직접 챙기는 행보를 이어왔다. 윤 대통령은 4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의 4조 1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과감한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30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첨단산업은 핵심 성장 엔진이자 안보·전략 산업”이라며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성장하기 위한 민간 투자를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6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미래차, 로봇, 바이오 등 6개 첨단산업 분야에서 550조 원 이상의 민간 투자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차세대 전지 분야에서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3대 주력기술 초격차 연구개발(R&D)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다. R&D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이 주문한 국가전략회의에서는 이 같은 미래 산업 육성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물가 불안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지난주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을 결정했다”며 “총리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취약 계층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