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가 저비용항공사(LCC)의 시대였다면 2분기부터는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하늘길을 더 확대하며 코로나19 이후 항공업 정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LCC의 국제선 여객 수송 숫자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대형 항공사들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LCC를 따라잡고 있다. 일본·동남아 등 수요가 예년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아직 회복이 더뎌 시간이 갈수록 대형 항공사의 회복에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다.
10일 한국공항공사와 항공협회 등에 따르면 3월 LCC 6곳(제주·진에어·티웨이·에어부산·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의 여객 숫자는 175만 명으로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개별 LCC로 보면 두 자릿수 하락을 보인 곳도 있다. 진에어의 수송량은 14% 줄었고 티웨이항공도 4% 가까이 빠졌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은 각각 1%, 3%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3월은 항공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라 소폭 감소는 현상 유지라고 해석되지만 대형 항공사들은 10% 이상 국제선 수송 실적이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각각 10%, 14% 성장했다. 두 회사의 합산 수송 숫자는 142만 명에서 159만 명으로 11% 커졌다. 3월 비수기에도 대형사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하계 스케줄이 시작되며 중·장거리 노선 수요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지난해 말과 올 초 대형 항공사를 압도한 LCC들이 주춤한 것은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이 예년 수준까지 회복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LCC의 핵심 시장인 일본의 3월 여객 수송량은 예년(2019년 3월) 대비 78% 수준에 육박한다. 동남아 노선 역시 같은 기간 80%가량 따라왔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주력인 유럽 노선은 아직 2019년 대비 회복률이 60% 정도에 그쳐 성장 가능성이 크다.
올 초만 해도 대형사를 압도한 LCC들의 성장세가 꺾이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무너졌던 항공 업계가 본격적으로 정상화가 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직전만 해도 LCC의 시장점유율은 40% 안팎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일본 노선이 열리면서 이 시장에 주력하던 LCC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2월 70%까지 올라왔다가 지난달 65% 수준까지 떨어졌다.
12월부터 대형 항공사를 넘어섰던 LCC들은 중·단거리 노선의 증편이 쉽지 않아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다. 반면 이제 막 증편을 시작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하락하던 점유율을 지난달 처음으로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단기적으로 시장 포화에 직면하고 있는 LCC는 2분기 몽골과 인도네시아 노선 확보를 통해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생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방공항~몽골행 노선을 확장하고 6월에는 인도네시아 운수권을 배분한다. 이 노선에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관심을 두고 있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부터 5월까지 항공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다양한 노선을 보유한 대형 항공사들이 중·단거리에 치중한 LCC를 넘어설 것”이라며 “다만 중국 노선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대형사·LCC들의 회복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