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안가에서 돌고래 30여 마리가 좌초된 채 발견된 가운데 대지진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0일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와 NHK방송 등은 지난 3일 일본 지바현 이치노미야초 부근 해안가에서 32마리의 돌고래가 좌초됐으며, 이 중 15마리가 죽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 돌고래는 해안가 약 500m에 걸쳐 떠밀려왔고, 살아있던 돌고래들은 사람들에 의해 구조돼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돌고래의 대규모 좌초가 대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2011년 3월 4일 가시마시 해안에서 참돌고래과의 일종인 고양이고래 54마리가 집단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된 이후 7일 만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바 있다.
과학 저널리스트 오오미야 노부미츠는 “스스로 내는 소리로 거리와 방향을 측정하는 돌고래는 전자파에 민감한 동물”이라며 “해저에서 암반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때 전류와 지자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암반에서 발생한 전류에 의해 방향감각이 깨진 돌고래가 해안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서 좌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시마무라 히데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특임교수는 “돌고래가 좌초한 지역은 남쪽에 필리핀판, 동쪽에 태평양판이 이중으로 맞물려 원래 지진이 잦은 지역”이라며 “판 주변에 이변이 일어나 조만간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돌고래 좌초를 대지진 전조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 재해예측정보연구소 오리하라 요시아키 대표는 “돌고래의 좌초와 지진이 완전히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진과 직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 지역에서는 지난 10년간 6번이나 돌고래가 좌초됐고, 2~5월에 집중됐다. 해류의 영향으로 떠밀려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