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이틀째 ‘매우 나쁨’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중국발(發) 황사가 왜 올해 유독 심해졌을까.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온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 기상청은 앞으로 황사가 점점 옅어지겠지만 14일 오전까지는 국내에 남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유 청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농도의 황사가 나타났다”며 “오늘 아침 대기 상황은 어제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유독 짙은 황사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이유로 “황사 발원지역의 상태 때문이다. 발원이 많이 돼서 원천 공급원이 많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부분(에 달렸다)”이라며 “기온이 오르면 대지의 습도는 더 낮아지게 되고 건조해지면서 황사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사의 “주 발원지역인 고비사막 네이멍구, 내몽골 고원에 지난 겨울부터 올 봄까지 눈이 적게 왔다”며 “그러니까 대지가 굉장히 메마른 상태이고, 기온도 높았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해보다도 올해는 황사가 발원될 확률도 높고 발원되면 그 양이 많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여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황사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모든 기상 현상이 조금 더 나쁜 쪽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PM10 농도라고 하는 황사 측정 기준으로 하면 서울의 수치는 12일 오전 1시 기준 1㎥ 당 459㎍이었다”며 “오늘 오전 7시에는 226㎍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물론 지금도 매우 나쁨 상태이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워낙 짙은 황사이기 때문에 내일까지는 가겠지만 내일은 오늘보다도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대해 황사경보를 발령한 상황이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입안에 모래가 씹힐 정도로 짙은 농도의 황사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베이징 미세먼지 농도는 1㎥당 1450㎍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황사 위기 경보 기준 150㎍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유 청장은 “황사는 10일 고비 사막,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됐다”며 “그날 이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2000~6000㎍을 기록했고 11일부터는 좀 나아져 2000㎍ 내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2000㎍가 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 안에 모래가 씹힌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정도였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심하지만 베이징에서는 종종 있는 현상”이라며 “1200~2000㎍ 정도는 아주 특별한 현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14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이후 기압계 변화로 우리나라로 남서풍이 불면서 황사가 해소된다고 한다. 따뜻한 남서풍은 지상의 황사를 북쪽으로, 대기 상층으로 밀어내주겠다. 14~15일 예상되는 비도 황사를 해소하고 추가 유입을 막는 데 일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