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2월 정부가 ‘경기 둔화 우려'에서 '경기 둔화' 표현을 바꾼 이후 세 달째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는 대면활동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하고 있으나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정부가 ‘경기 둔화 우려’에서 ‘경기 둔화’로 표현 수위를 높인 이후 3개월 째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는 ‘경기 둔화 우려’로 진단했지만, 올해 1월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수위를 높였다.
반도체 경기 부진에 2월 광공업 생산은 1년 전보다 8.1%나 줄었으며 3월 수출 역시 전년동월대비 13.6% 감소했다. 이에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째 마이너스다. 이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9000명 줄어들면서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내수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소매판매는 5.3% 증가했다. 3월 소매판매 속보 지표는 더 긍정적이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1년 전 대비 503.1%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7.2%로 2월의 5.2%보다 높아졌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도 9.0%로 2월의 8.1%보다 확대됐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불안과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 지속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철저한 대내외 리스크 관리 기반 하에 수출?투자?내수 등 전반적인 경제활력 제고 및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