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벤처스가 올 해 첫 신규 투자처로 필리핀의 인적자원(HR) 관리 플랫폼 스타트업을 낙점했다. 모회사가 조만간 싱가포르 법인으로 바뀔 예정인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향후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벤처스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인 '스프라우트 솔루션즈(Sprout Solutions)'가 진행한 145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스프라우트솔루션즈는 이번 투자 유치로 총 240억 원의 외부 투자금을 확보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26억 원을 투자하며 이번 거래를 주도했으며, 전 세계 주요 VC들도 참여했다. 미국 세르카노매니지먼트(미국)와 GSR벤처스(중국), 인테그라파트너스(싱가포르), ACA인베스트먼트(일본) 등이 스프라우트 투자에 참여했다. 또 일본 최대 취업정보 포털을 운영하는 마이나비가 전략적 투자자로 가세해 관심을 모은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스프라우트뿐 아니라 향후 아시아에서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12일 모회사가 소프트뱅크그룹에서 손정의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싱가포르에 세운 '디에지오브'로 변경된다고 밝혔다. 오는 6월 최종 거래가 종결될 예정이며, 사명 변경 등 리브랜딩도 계획 중이다.
손태장 회장은 "아시아의 벤처 생태계가 향후 인류가 직면할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2015년 문을 연 스프라우트는 채용부터 직원 평가, 급여 관리 등 인사 관리 전반의 기능을 제공하는 SaaS 플랫폼이 대표 상품이다. 돌(Dole) 필리핀, 푸드판다, 구몬 등을 포함한 약 1000개의 고객사와 18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스프라우트는 올 해 상반기 약 1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스프라우트는 HR 관리 플랫폼을 넘어 기업의 업무 진행 전반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 서비스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업무 자동화 기술을 제공하는 '리니아(Linnia)'를 인수한 것도 서비스 확장을 겨냥한 조치다. 스프라우트는 향후 기업의 업무 효율화를 돕는 B2B SaaS 솔루션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스프라우트 투자는 동남아 전문가인 양힘찬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이 담당했다. 양 수석은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기간 거주했으며, 골드만삭스 싱가포르지사에서 근무하다 2019년 소프트뱅크벤처스에 합류했다. 동남아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 자문 역할을 수행해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양 수석은 "필리핀은 복잡한 노동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며 “스프라우트는 필리핀 노동 환경에 특화된 인사 정보 시스템, 급여 및 근무시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필리핀 노동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인사 관리의 디지털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