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부진의 늪에 빠졌던 브라질 펀드가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일부 떨쳐내면서 한 달 만에 8% 넘는 수익률을 내는 등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16일 한국펀드평가사에 따르면 국내 10개 브라질 주식형 펀드는 최근 한 달(3월 20일~4월 14일) 평균 8.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947개)가 기록한 수익률(4.76%)의 두 배에 가깝다. 중국(2.54%)과 인도(1.6%), 베트남(2.29%) 등 다른 신흥국 펀드에 비해서도 월등한 성적이다.
지난해 ‘투자 피난처’로 각광 받던 브라질 펀드는 올 초 출범한 새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엇박자’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3월 17일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이어갔으나 최근 급반등하는 모습이다.
개별 상품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2(주식)종류C-e(9.50%)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C2클래스(8.29%) △신한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e) 브라질주식(7.15%)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 펀드의 선전은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일부 해소된 영향이 크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약 7년 만에 새로운 재정준칙을 공개했다. 정부 지출 연간 증가율을 0.6~2.5%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웠다고 시장은 평가했다. 강수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재정 준칙은 4월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정부 지출이 경기 상황에 지나치게 연동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질의 3월 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4.56%로 2월(5.6%)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미국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최근 강세인 것도 브라질 증시에 긍정적이다. 헤알화는 올 들어 계속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상승세다. 아울러 자원 부국인 브라질이 중국에 대한 원자재 수출이 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룰라 대통령은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무역 확대에 합의했다.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연저점을 기록한 3월 23일 이후 한 달도 안돼 8.71% 상승했다.
다만 브라질 펀드가 글로벌 경제와 정책 변수에 쉽게 좌우되는 고위험 상품군에 속하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특히 브라질의 증세안 발표와 미국과 마찰 가능성은 투자에 주의할 변수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