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하면서 우리나라가 기대했던 만큼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은 1분기 성장률이 4.5%로 호조를 보였으나 정작 우리나라는 대중(對中) 수출 부진에 역성장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1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를 기록한 만큼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발생하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역성장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1분기 성장률은 소폭 플러스 전환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 1.6%도 낮춰 잡아야 할 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회복하면서 최종재와 중간재를 수출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제조업과 정보기술(IT) 비중이 높은 나라는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성장할 경우 파급효과가 떨어진다.
중국 내 제조업 재고가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인 것도 중간재 수입이 늘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자국 제품 품질 향상이나 애국 소비 운동을 강조하면서 자급률을 높인 것이나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불허 등도 리오프닝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 부진에 올해 1분기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78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26억 2000만 달러)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국가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을 보여주는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악화하고 있다.
앞서 이 총재는 “중국 경제가 수출이나 투자가 아닌 소비재를 중심으로 회복하면 중간재를 많이 공급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예전만큼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을 전망하기도 했다.
한은은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마저도 반도체 경기 회복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대중 수출은 글로벌 IT 경기 회복 시점과 속도, 중국 산업구조 변화 등 불확실성 요인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