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초여름 수준으로 오르면서 술에 만취해 쓰러진 주취자(酒醉者) 신고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12에 접수된 서울 지역 주취자 관련 신고는 총 3572건으로 한 달 전(2804건)보다 27%(768건) 증가했다. 지난해 3월(2519건)과 비교하면 42%(1053건)나 급증한 수치다. 서울에서만 일 평균 115건씩 주취자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주취자 관련 신고는 술에 취해 길에서 비틀거리거나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지나가던 행인 등이 112에 신고한 경우를 의미한다. 술에 취해 싸우거나 난동을 피운 사례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취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추세를 보면 올여름까지 주취자 신고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년
서울 지역 주취자 신고는 7월에 3851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점차 줄어들었다.
최근 주취자 증가 추세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국립의료원,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적십자병원 등 4곳에 24시간 주취자를 진료할 수 있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데 올 1~3월에는 하루 평균 9.8명이 이곳으로 이송됐다. 이는 작년 1~3월(1.1명)의 9배 수준이다.
경찰은 주취자 중에서 상태가 심각하거나 의식을 완전히 잃은 경우 치료를 위해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한다.
주취자 신고가 급증하자 일선 경찰서들은 주취 폭력과의 전쟁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부터 주취 폭력 전담팀을 꾸리는 등 주취 범죄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