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인 에스바이오메딕스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가 최상단에 확정했다. 그동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해 냉랭했던 투자 심리가 이번 공모를 계기로 풀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공모가가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17~18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1만 8000원으로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총공모액은 135억 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979억 원이다. 오는 24~25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달 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맡았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246개 기관이 참여해 85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 차세대 면역치료제 개발 기업인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이 수요예측에서 26.7 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낮게 확정했던 때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이에 큐라티스, 프롬테오텍 등 IPO를 준비하는 다른 바이오 기업들도 흥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기관투자가별 선호도가 명확히 갈렸다는 점은 일반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기관투자가 중 53.29%(664곳)가 상단가 이상을 써냈지만 하단가(1만 6000원)에 물량을 주문한 기관투자가도 36.92%(460곳)다. 하단가 미만으로 주문한 기관투자가도 5.78%(72곳)나 됐다. 1만 6000~1만 8000원 사이에 주문한 기관투자가가 0.24%(3곳)에 불과하기에 사실상 극과 극으로 갈린 셈이다.
앞서 적자 기업인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유사 기업 그룹(피어그룹·Peer)에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종근당(185750) 등 흑자 제약 기업들을 포함시키면서 공모가를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피어그룹으로부터 산출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였는데 공모가 할인율을 52~57.5%로 높게 제시했음에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 설립된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 및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제약사다. 지난해 말 매출액은 약 121억 원으로 전년 대비(약 89억 원) 36%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20년 84억 원, 2021년 46억 원, 2022년 37억 원으로 폭이 줄어들고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가지 원천 플랫폼 기술(FECS, TED)과 8개의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할 자금은 모두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임상·비임상 시험 및 연구개발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에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특허 등록도 마쳤다. 현재 유럽·중국·홍콩·인도·캐나다·러시아 등에서도 특허 등록 심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