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文정부 탈원전 26조 손실…더 이상 낡은 이념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국전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탓에 약 26조 원의 추가 손실을 떠안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력 구매비 상승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탈원전으로 지난 5년(2018~2022년) 동안 한전이 추가 지급한 전기 구매 비용은 25조 8088억 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탈원전이 아니었다면 32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의 40% 수준인 12조 6834억 원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한전의 눈덩이 손실은 문 정부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이미 완공된 원전 가동을 늦췄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임기 중 원전 6기의 가동 계획을 뒤집고 새울 2호기와 신한울 1호기만 가동했다. 멀쩡한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됐다. 한전은 원전에 비해 단가가 5배나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공백을 메우면서 지난해 7조 7496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탈원전 비용은 한전의 적자 급증과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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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리 2호기는 문 정부 시절 가동 연장 절차를 밟지 않아 지난 8일부터 가동이 중단돼 2년 동안 3조 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 산업은행은 한전발(發) 적자에 발이 묶여 SK온의 배터리 설비 투자를 지원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탈원전의 후폭풍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 육성마저 위협할 지경이다. 이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최근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원전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성취’ 운운하니 누가 공감하겠는가.

탈원전의 후유증은 이념에 매몰된 정책이 나라 경제에 어떤 폐해를 남기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와 한전은 21일 밝힌 인건비 감축 등의 자구책보다 더 강도 높은 구조 조정 방안을 추진하고 원가 구조를 반영한 전기 요금 현실화에 나서야 한다. 범국가 차원의 에너지 소비 절감과 효율성 제고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선진국처럼 계속 운전 등을 통해 저렴한 에너지원인 원전 활용도를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낡은 이념에 휘둘리지 말고 국가 경제와 에너지 안보, 국민 편익 등을 고려하면서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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