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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15년만에 적자 돌아서나

반도체 이어 모바일도 부진 관측

증권가선 최대 1.3조 손실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라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라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삼성전자(005930)가 올 2분기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체 회사 기준으로도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냈던 반도체 부문의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 다른 부문까지 부진을 겪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적자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 이후 15년 만에 영업손실을 보게 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복수의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전사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들이 추산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하이투자증권 1조 2860억 원, SK증권 600억 원, 이베스트투자증권 4000억 원, 삼성증권 2790억 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4분기에 영업손실 9400억 원을 낸 이래 지난 1분기까지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2000년 3분기 이후로 마이너스 이익을 얻은 시기도 2008년 4분기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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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적자 전환 전망이 속출하는 것은 반도체(DS) 부문이 여전히 저조한 실적에 시달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에도 더 이상의 호재가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7일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95.75%나 급감한 60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증권사들은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만 4조 원 안팎으로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나마 1분기에는 MX 부문이 갤럭시S23 출시 효과로 반도체 부문 부진을 상쇄해 겨우 흑자를 유지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1분기 사업 부문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장 반도체 부문이 흑자로 전환할 리가 없다”며 “신규 스마트폰 효과가 감소하는 2분기에는 전체 적자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 시점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찍은 뒤 반도체 감산, 업황 개선 효과를 업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적자가 지속되는 2분기가 올해 분기 실적의 최저점이 될 것”이라며 “3분기에는 재고 감소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1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서버 업체들의 재고 조정은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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