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퇴치 선언까지 했던 말라리아 환자가 최근에도 매년 300∼400명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2030년 재퇴치를 목표로 군·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25일 ‘세계 말라리아의 날’을 맞아 국방부와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열고 말라리아 퇴치 추진 방향과 전략 등을 논의했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전 세계에서 질병 부담이 큰 질환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84개국에서 2억47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의 95%는 아프리카에 집중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 한 해 1만5926명의 환자가 나왔다가 WHO와 함께 벌인 퇴치사업으로 환자가 점점 줄어 1979년에 완전 퇴치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1993년 재출현 후 2000년엔 한 해 4000명 넘는 환자가 나왔다. 최근에도 매년 300∼400명의 환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발생이 382명, 해외 유입이 38명이었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5∼10월에 감염이 집중되며, 90% 이상이 경기, 인천, 강원북부의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발생한다. 인근 군부대 군인들이 감염에 취약해 지난해의 경우 현역·제대 군인 환자가 100명이 넘었다.
말라리아에 감연되면 완전한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고, 치료 종료 후에도 3년간 헌혈이 금지된다.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위해선 3년 연속 국내 환자 발생이 없어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WHO는 2030년까지 35개국에서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것을 목표로 5년마다 우선퇴치 권고국가를 지정하는데 우리나라도 권고국가에 포함됐다”며 “2027년 말라리아 제로, 2030년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지역사회와 군 장병, 의료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