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함께 발표한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동맹을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발전시켰다. 이에 한미 동맹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은 높은 신뢰 위에 구축됐다”고 말한 데 이어 한미 동맹 7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에서도 “한미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 관계를 만들었다”고 말한 것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부각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 같은 내용의 워싱턴 선언을 공개했다. 선언문에는 70주년을 맞은 양국의 동맹 관계가 굳건하다는 점을 부각함은 물론 북핵 대응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겼다. 이 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협력은 물론 첨단 기술 및 공급망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상 한미 동맹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열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한미 동맹을 더 포괄적으로 넓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번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한미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10시께 미국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백악관 공식 환영 행사에서부터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환영사를 한 뒤 윤 대통령이 답사로 화답했다. 한미 정상은 의장대 사열까지 마친 뒤 백악관 발코니에 올라 환영 인파와 인사를 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은 소인수회담을 시작으로 확대정상회담까지 약 90분간 이어졌다. 소인수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경제협력 증가세를 언급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투지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서 “우리는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열, 반도체, 이 모든 것을 통해 미래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담대하고 원칙 있는 일본과의 외교적 결단에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이는 한미일의) 3자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고,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답에 나선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공급망의 분절과 교란, 식량 에너지 안보 문제 등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도전받고, 위협받고 있다"며 “가치동맹인 한미 동맹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이) 글로벌 동맹으로 새출발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나와 워싱턴 선언을 번갈아가며 낭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미국 전 연방 상원의원 등 저명 인사들을 만난 뒤 저녁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인수회담 및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 ‘사우스론’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하는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미국이 지난 10년간 5차례만 거행했던 국빈초청 행사인 만큼 환영식은 웅장한 규모로 치뤄졌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장문의 환영사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동맹에 대해 “끊어질 수 없는 관계”,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사운 미군, 그리고 한국군 장병의 피로 거룩하게 된 관계”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오늘 우리 양국 경제는 기술발전의 선봉에 서 있다”며 ”혁신의 파워하우스(원동력)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청정에너지 경제, 양국 공유 가치 위에 미래 기반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은 앞으로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진 답사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자유를 위한 투쟁의 결과 탄생한 혈맹”이라며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거래관계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므로 한미동맹은 “정의로운 동맹”,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한 글로벌 동맹”, “행동하는 동맹”이라고 호응했다. 이 같은 두 정상의 발언은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재차 강조한 차원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