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은행이 연준서 빌린 돈, 한 주새 15조 원 늘었다

美 금융권 유동성 압박 재가속…2주연속 상승

연준 비상대출 이용액 1439억→1552억 달러

FOMC 앞두고 은행 스트레스 증가 분위기

블룸버그 "연준 머리 속 복잡해 질 것"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지점 앞 모습. 뉴욕=김흥록특파원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지점 앞 모습. 뉴욕=김흥록특파원




미국의 시중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받은 대출이 2주 연속 증가했다. 연준은 은행들이 시중에서 유동성을 조달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마지막 대출 창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은행들의 유동성 압박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다는 의미다.



27일(현지 시간) 연준에 따르면 직전 일주일 동안 연준의 할인 창구(discount window) 이용 금액은 738억5500만 달러로 전주699억2500만 달러에서 39억3000만 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의 이용금액도 739억8200만 달러에서 813억2700달러로 증가했다. 두 프로그램은 시중은행이 연준에 담보를 맡기고 자금을 대출 받는 일종의 비상 대출 창구다. 두 대출 창구를 통해 시중은행에 공급된 자금이 한 주만에 113억 달러, 우리 돈으로 15조1646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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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급증했던 연준을 통한 시중은행들의 비상 대출은 이달 초 들어 잦아드는 분위기였지만 2주전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실적 발표 이후 불안감이 커지면서 연준 비상대출 이용금액의 증가세는 가팔라졌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1분기 말기준 예금 보유액이 1045억달러(약 140조 원)로, 지난해 말보다 720억 달러(4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보던 예금 잔액은 1450억 달러(약 194조원)였지만, 뱅크런 규모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특히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달러(약 40조원)를 지원받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감소액은 1000억달러(약 134조원)가 넘는다.

금융권은 비상 대출의 증가가 은행들의 유동성 압력이 다시 증가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곧 신용 경색으로 경제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은 “(연준의 차입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 위원들의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연준은 신용 긴축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은 연준이 5월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를 올릴 확률을 85.4%로 책정하고 있다. TD증권의 글로벌 금리 전략부문 수석인 프리야 미스라는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통화정책을 금융 부문의 불안과 분리하고 있다”며 “만약 은행들의 스트레스가 성장을 억누른다면 이런 정책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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