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 프랭크 램파드,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궤로,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 마이클 오언, 로멜루 루카쿠, 제이미 바디, 그리고 손흥민(31·토트넘). 은퇴한 전설과 특급 현역으로 구성된 영광의 리스트에 손흥민이 역대 열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1일(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끝난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원정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 리그 32경기 10골 5도움.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15년 8월 토트넘 입단 후 첫 시즌 4골 뒤 2016~2017 시즌 14골을 시작으로 매 시즌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23골로 공동 득점왕에 오른 뒤 올 시즌 득점 타이틀 후유증에 걸린 듯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 되찾은 경쾌한 골 감각으로 어김없이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갔다. 왕관의 무게를 이겨낸 것이다. 7시즌 연속 10골 이상은 EPL 출범 후 열 번째 기록이다. ‘꾸준한 킬러’로 다시 한 번 공인 받은 손흥민은 이제 루니가 갖고 있는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노린다.
전반 15분 만에 3골을 헌납하며 크게 흔들린 토트넘은 전반 케인의 만회 골에 이어 후반 32분 손흥민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투입한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정면 부근으로 쇄도해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선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그 10골을 채운 손흥민은 후반 48분 어시스트까지 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찬 프리킥을 히샤를리송이 머리로 받아 넣은 것이다. 극적인 동점에 히샤를리송은 상의를 벗고 손흥민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쳤으나 토트넘은 불과 99초 만에 디오구 조타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3 대 4로 졌다.
리버풀(승점 56)에 5위를 내주고 6위(승점 54)로 떨어진 토트넘은 7위 애스턴 빌라에도 쫓기는 신세다. 빌라와 승점은 같고 골 득실에서 겨우 앞선다. 5·6위에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출전권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손흥민은 리그 통산 103골째를 기록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함께 EPL 득점 공동 32위에 랭크됐다. 최근 5경기에서 4골 1도움을 몰아친 손흥민은 득점 랭킹 톱 10도 노릴 만하다. 현재 10위 마르틴 외데고르(12골·아스널)와 2골 차의 공동 14위다. 10위 안에서 마감하면 세 시즌 연속 득점 톱 10이다. 6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3경기 연속 골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