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인 1일 양대 노총이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가운데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건설노조 간부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가 발생했다. 윤석열 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한 건설노조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노조 간부까지 분신하면서 정부와 노동계 간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5분께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A(50) 씨가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고 불을 질렀다.
전신 화상을 입은 A 씨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A 씨를 포함해 강원건설지부 전·현직 간부 3명에 대해 조합원 고용 요구와 공동 공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A 씨는 분신 전 남긴 글을 통해 “제가 오늘 분신을 하게 된 건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고 한다”며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 씨의 분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등 500여 명은 이날 A 씨가 분신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 모여 “정부가 건설노조의 탄압을 시작하며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조합원을 범죄자로 몰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