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이 50% 넘게 감소했다. 중국의 엔데믹 전환 지연과 현지 국산품 선호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중국 지역 실적 부진이 심화한 탓이다. 앞서 지난 달 27일 실적을 공개한 LG생활건강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해부터 힘을 실어온 북미, 일본, 동남아 등 수출 지역 다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국내에서는 브랜드 리뉴얼, 유통 구조 개선 등에 주력하면서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 92억 원, 영업이익은 81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1%, 52.3% 감소한 수치다. 마진 기여도가 높은 면세점 판매가 크게 줄고 중국 현지 영업도 기대 이하 수준에 머문 탓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1조 6837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9%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듯 하나 이는 음료 사업 부문 호조 덕이어서 화장품 부문에 대한 집중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 전체 매출의 각각 약 18%, 60%를 차지하는 주력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이 코로나 19 기간 내내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그면서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9073억 원으로 31.8% 역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40% 넘게 하락했다. 중국 시장 부진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사업과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각각 27%, 36.9% 급감했다.
화장품 및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중국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 되면 이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중 관계 악화는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다. 중국 관영매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압도적 친미 행위”라 규정하는 등 연일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한중 관계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시장 분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 의존도를 앞으로도 계속 낮춰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6.18 쇼핑 축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 올해도 축제를 대비해 현지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이 628억 원으로 80% 개선되고 유럽과 중동 지역의 매출도 94% 성장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