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분실물을 끝까지 열심히 찾아준 경찰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일본인 관광객의 사연이 알려졌다.
일본인 관광객 A(35)씨는 이번 한국 여행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안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애지중지하던 카메라를 잃어버려 사실상 자포자기 심정이었는데, 한국 경찰 덕에 되찾을 수 있어서다.
3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60만원 상당 카메라를 광역버스에 두고 내렸다. A씨는 이 버스를 타고 청량리역에서 50분을 달린 끝에 경기 의정부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도착했다. 그가 카메라를 두고 내린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건 버스가 이미 차고지인 경기 포천을 향해 한창 달리고 있을 때였다.
막막해진 A씨는 인근 전철역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출발지인 청량리역으로 돌아와 청량리파출소에 도움을 청했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그는 “lost camera”(카메라를 잃어버렸다)라고 했지만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등을 영어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에 이재혁 순경은 스마트폰에 통역 앱을 설치해 A씨와 소통하는 기지를 발휘, 그가 탔던 버스 노선번호와 분실시각, 머무는 숙소 등을 파악했다. 진술을 마친 A씨는 숙소로 돌아갔다.
경찰은 해당 버스 운수업체에 1시간가량 연락을 시도한 끝에 해당 회사 부사장과 연결됐다.
경찰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회사 측은 “외국인이 잃어버린 물건이니 꼭 확인해보겠다”고 화답했고, 잠시 뒤 분실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남은 일은 A씨에게 이를 알리고 분실물을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일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또 생겼다. A씨가 휴대전화에 국내 유심(USIM)을 장착하지 않은 탓에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은 것.
이때 강태석 경위가 A씨로부터 숙소 정보를 받아둔 것을 기억해내고 해당 숙박업소로 전화를 걸어 A씨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그를 순찰차로 안내했다. A씨는 이틀 뒤 강원도로 이동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하마터면 그와 연락이 닿기 어려울 뻔했다.
카메라를 받아 든 A씨는 연신 “스미마셍”(미안합니다)이라며 송구함을 표하는 동시에 “great country!”(대단한 나라입니다)라고 거듭 찬사를 보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 경위는 “지역경찰로서 본분에 충실한 일이 민생 치안은 물론 국격을 높이는 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롭게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경찰로서 주어진 일에 사명감을 갖고 게으름을 부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