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중소 IPO 흥행에…상장 뜸해진 '스팩'

두번째 상장 도전 키움스팩 8호

공모가 낮춰도 수요예측서 부진

금리 상승탓 이달 IPO 1곳 그쳐

투자자 외면에 상장 철회도 속출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신규 상장이 뜸해졌다. 중소형 공모주들이 IPO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시중금리까지 높게 유지되면서 스팩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공모액이 100억 원만 넘어도 기관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부진한 결과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는 양상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스팩8호는 이날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실시해 1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신규 스팩 상장은 지난달 7일 미래에셋비전스팩 3호 상장 이후 약 6주 만이다. 키움스팩 8호를 제외하면 이날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스팩은 없다. 이에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일(15일) 등을 고려하면 5월 중 신규 상장 스팩은 키움스팩 8호 1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5개와 3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했다.

키움스팩 8호의 상장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앞서 키움스팩 8호는 3월 말 목표 공모액을 130억 원으로 제시했다가 기관의 투자 수요를 충분히 모으지 못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모집액을 30억 원 줄여 재도전했지만 이달 2~3일 시행된 수요예측에서 21.25 대 1의 경쟁률에 그쳐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앞서 키움스팩8호 이외에도 공모 규모 100억 원을 초과하는 스팩들은 잇따라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당하며 상장을 포기했다. 3월 초 KB스팩24호(400억 원)의 첫 상장 철회 이후 공모액 100억~200억 원 사이의 중형 스팩들의 공모 철회가 본격화했고 NH스팩29호(255억 원), 유안타스팩11호(150억 원), 하이스팩8호(120억 원), 유안타스팩14호(120억 원) 등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청약 전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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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상장한 스팩이 너무 많고 시중금리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한 스팩은 총 45건으로 전년(25건) 대비 80% 증가했다. IPO 시장이 불안정해 스팩 합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때문인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중소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IPO 시장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다. 경쟁자는 포화 상태인데 스팩 합병을 원하는 기업들은 줄어든 것이다.

또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안에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에게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고 청산해야 하는데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스팩 예치 이자율과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비슷해진 상황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정된 유동성을 스팩에 넣어둘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규모가 200억 원 이상 대형 스팩들일수록 공모 시장에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신한제11호스팩은 신한투자증권의 13년 만의 대형 스팩이자 올해 첫 스팩으로 약 370억 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3월 27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증권신고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스팩 합병 성과를 낸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이르면 6월부터 소형 스팩들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001510)DB금융투자(016610)·교보증권(030610)·대신증권(003540) 등이 한국거래소에 스팩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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