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증시를 이끌던 주요 테마주였다가 급락세로 돌아서며 롤러코스터를 탔던 로봇주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라는 대형 호재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책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봇주를 대표하는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를 필두로 에스피지(058610)·로보스타(090360)·에스비비테크(389500) 등 관련 종목의 주가는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월 23일 종가(14만 2900원) 기준 고점을 기록한 후 지난달 28일(9만 6100원)까지 약 한 달 동안 32.7% 급락했다. 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날도 2.1% 올라 10만 2900원에 마감하며 4거래일간 7% 반등했다.
에스피지 역시 3월 27일(3만 9150원) 고점을 찍고 지난달 28일(2만 6800원)까지 31.5% 급락했으나 이후 반등해 이날(3만 1700원)까지 18.2% 상승했다. 로보스타도 지난달 28일(3만 2150원) 저점 이후 4%가량 올랐다.
로봇주들은 1월 초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유상증자(589억 원) 참여 소식 이후 급등세를 탄 바 있다. 로봇 테마에 대한 몸값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전지로 관심이 쏠리면서 단기 급등했던 주가는 힘이 빠졌다.
로봇주들이 최근 상승 동력을 확보한 것은 정책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지능형로봇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산업 육성책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봇의 실외 이동을 허용해 배송·순찰·방역·안내·청소 등의 시장에서 로봇 수요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능형로봇법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등을 통해 6개월 후 시행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현대차그룹이 지분 62%를 보유한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를 방문해 상반기 내 ‘첨단 로봇 산업 전략 1.0’을 발표하고 첨단 로봇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진출 및 글로벌 거점 구축을 지원한다고 언급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능형로봇법 개정안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면 상반기 내 발표될 ‘첨단 로봇 산업 전략 1.0’은 수요 창출을 위한 내용은 물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등이 포함돼 로봇 기업의 주가에 새로운 계기(모멘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