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아온 라덕연(42)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검찰은 시세조종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11일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라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전날 오후 라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휴대폰과 증권 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금융 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며 투자 자문 업체를 운영한 혐의,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해외에 골프장을 사들이는 등 범죄 수익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검찰은 라 대표와 측근들이 시세조종으로 2640억 원의 부당이득을 올리고 이 가운데 절반인 1320억 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범죄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사팀은 라 대표의 주변 인물과 라 대표에게 거액의 투자를 일임한 투자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라 대표의 시세조종 등 불법 투자 행위를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라 대표의 측근이자 투자자 모집책 역할을 한 변 모(40) 씨와 안 모(33) 씨에 대해서도 라 대표와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영장심사는 12일 오전 10시 30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