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1호선의 환승역인 계양역에서 출근길마다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며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공항철도에 따르면 지난달 평일 기준 계양역의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평균 이용객 수는 1만5553명으로 집계됐다.
계양역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6만8583명인 점을 고려할 때 전체 이용객의 23%가량이 출근 시간대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서울역으로 향하는 상행 열차의 경우 오전 7∼8시 사이 계양역 승차 인원은 3238명, 환승 진입은 3209명으로 나타나 1시간 만에 6000명 넘게 몰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 시간대 계양역 상행 열차 승강장은 6량짜리 공항철도에 탑승하기 위한 승객들로 긴 대기 줄이 형성되는 등 혼잡도가 극심한 실정이다.
공항철도 계양역은 인천에서 서울로 향하는 주요 관문으로, 검단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등 인천 서북부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버스·열차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 등지로 출근하는 시민들은 아침마다 승강장을 가득 채우는 인파로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인천에 사는 A씨는 "계양역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이상으로 위험하다"며 "승객들은 열차에 타면서 압사 위험에 처하거나 열차에서 튕겨 나와 언제 스크린도어에 끼일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인다"고 토로했다.
공항철도는 혼잡도 해소를 위해 운행 간격 단축이나 신규 열차 투입 등 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공항철도 측은 지난 1일부터 평일 이용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7시 30분∼8시 30분 사이에 열차 운행 간격을 기존 6분에서 5분으로, 오후 6시∼7시 사이에는 6분 30초에서 5분 30초로 변경했다.
아울러 총사업비 1810억원을 들여 6량짜리 열차 9대를 새롭게 제작해 2025년 말부터 투입할 계획이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신규 열차 투입 등에 맞춰 계양역 내 혼잡도가 차츰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계양역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승객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다각도로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단신도시 주민단체 검단신도시총연합회는 최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양역 혼잡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광역버스 확충을 통한 수요 분산으로 계양역의 혼잡도를 완화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서울시가 올림픽대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승객 분산을 위한 공항철도-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사업도 즉각 추진해야 한다"며 "인천시에 사업비와 운영비를 분담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총사업비 2116억원에 달하는 9호선 직결 사업은 김포공항역에서 만나는 공항철도와 9호선 노선을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공항철도 서울역행 승객 수요가 분산되며, 영종·청라·계양 등 인천 서북부권 주민은 전철을 갈아타지 않고도 강남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