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의상 솔루션 스타트업 클로버추얼패션이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와 주식교환을 진행했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향후 양 사는 대규모 투자 혹은 인수·합병(M&A)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클로버추얼패션은 "글로벌 게임사 에픽게임즈와 디지털패션의 미래를 위해 서로 각 회사의 일정 지분을 소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신주 발행 없이 각 사의 기업가치에 맞춰 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래 규모는 수백억 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클로버추얼패션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구주 거래 기준 8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4월 소니, 레고 등으로부터 10억 달러(1조 33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315억 달러(약 41조 원) 수준이었다.
2009년에 설립된 클로버추얼패션은 3D 의상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기반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 디지털 의상 콘텐츠 관리·협업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3D 패션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클로(CLO)'와 게임 및 애니메이션 분야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마블러스 디자이너(Marvelous Designer)'가 대표 서비스다. 주요 투자자로는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에픽게임즈는 3차원(3D) 시뮬레이션·시각화 디자인 제작 툴인 언리얼 엔진 개발사로 유명한 곳이다.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 위메이드(112040) 등 국내 대부분의 게임사에서 PC·모바일 게임 제작에 사용 중이다. 또 에픽게임즈는 글로벌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도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김지홍 클로버추얼패션 글로벌 대표는 "우리는 모든 의상을 디지털화하고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의 융합을 그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양 사의 비전은 일치하며 우리가 구상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킴 리브레리 에픽게임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고품질의 디지털 의상을 실시간으로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것은 복잡하며, 디지털 패션 크리에이터들의 창의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클로버추얼패션의 솔루션이 언리얼 엔진과 함께 다양한 산업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실제와 같은 디지털 의상을 제작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