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의료진이 위를 관찰하는 시간이 ‘3분 이상’ 확보돼야 실질적인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김태준·이준행 소화기내과 교수와 표정의 건강의학본부 교수 연구팀은 2005~2021년 사이에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음성 결과가 나왔으나 6~36개월 이내에 위암 판정을 받은 환자 1257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위내시경은 위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 위암을 조기 발견하고 관련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검사 방법이다. 한국처럼 위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위암 관련 사망률을 약 50%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다. 이에 정부는 위내시경을 40세 이상 국민 대상의 국가 암검진 항목으로 포함하고 매 2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조기 진단을 위해 1~3년마다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10% 가량은 3년 이내에 ‘중간 위암’으로 진단된다. 특히 진행성 중간 위암은 사망률과도 연관성이 높다 보니 진료현장의 고민이 컸다.
연구팀은 환자의 연령과 성별, 위암 가족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내시경 소견을 관련 변수로 조사하고 위 관찰 시간 및 내시경 검사 주기를 내시경 질 지표로 포함해 진행성 중간 위암의 예측 인자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위 관찰시간이 3분 미만으로 짧았거나 내시경 검사 간격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진행성 중간 위암 발생 위험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위내시경 검사 중 실제 위 관찰시간이 ‘최소 3분 이상’, 전체 내시경 관찰시간으로 따지면 4~5분 이상 되어야 진행성 중간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진행성 중간 위암 환자의 4분의 1 가량이 보만 4형 위암 환자였고 그 중 3분의 2가 여성이란 점도 밝혀냈다. 보만 4형 위암과 연관된 암 사망률은 63%로, 보만 4형이 아닌 다른 위암 사망률 26%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위암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위한 ‘질 지표’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며 “진행성 중간 위암을 줄이려면 검사자가 충분한 위 관찰시간을 갖고 보만 4형 위암의 내시경 소견 특징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분야 국제학술지인 ‘임상 위장병학과 간장학’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