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2인자로 손꼽히는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 5·18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광주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사 조사위)는 16일 서울 중구 조사위 사무실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대국민 보고회를 열었다.
5월 항쟁 당시 특전사 작전참모였던 장씨는 조사위 조사에서 5·18 항쟁이 발생하기 전 광주를 방문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계엄군의 진압 작전도 조언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15일뿐만 아니라 집단 발포를 저지른 21일, 효천역 오인사격이 발생한 24일, 최후 진압 작전이 이뤄진 26~27일 광주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장씨가 광주에 머물며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으로 이어지는 비공식 지휘계통의 역할을 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조사위는 정식 지휘계통이 아닌 장씨가 광주에 머물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장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장씨가 과거 검찰에서 한 진술보다는 진일보한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5.18과 관련해 사과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다음에 그건 자연스럽게 된다. 지금 당장 할 필요도 없고 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