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초등학생들이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으로 불리는 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1863∼1949) 박사의 훈격을 높여 달라고 국가보훈처장에게 청원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부산 동신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 24명은 17일 박민식 보훈처장을 만나 훈격 상향 청원서를 전달하고 서울 마포구의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의 헐버트 박사 묘소를 참배했다.
이번 만남은 동신초 학생들이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주제로 공부하다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훈격 재논의 관련 기사를 보고 보훈처에 편지를 보내 이뤄졌다. 김수홍 학생은 박 보훈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헐버트 박사의 훈격을 1등급인 ‘대한민국장’으로 올려주세요”라고 적었다. 정부는 헐버트 박사에게 1950년 외국인 최초로 건국공로훈장 태극장(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독립장은 훈격 3등급에 해당한다.
미국 버몬트주 태생인 헐버트 박사는 1886년 23세의 나이로 대한제국 왕립 영어 학교인 육영공원 교사로 활동하면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역설하고 일본의 야심과 야만적 탄압을 폭로했다. 그는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생전 소망에 따라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
보훈처는 지난달부터 역사학계와 법조계 등 전문가로 '독립운동 훈격 국민공감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에 포상한 독립유공자의 훈격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