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 하반기 지하철(도시철도) 기본요금의 인상 폭을 당초 300 원에서 150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후보자는 1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 계획을 묻는 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당초 300 원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서민 물가 상승 부담 등의 이유로 미뤄졌다”며 “이를 분리해 올해 하반기 150 원을 인상하는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는 하반기 중 300 원을 한 번에 인상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코레일이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고려해 요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나눠서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에 150 원을 먼저 올리고 나머지 150 원은 추후 인상 시점을 다시 조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내년 총선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 시기는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를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어 정부의 동의 없이 서울시의회 의결을 거쳐 지하철 요금을 자체적으로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 도시철도 노선을 공유하는 코레일, 인천시, 경기도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백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요금 인상 없이는 공사의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1조원에 달하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2021년 기준 누적 적자는 17조 원 규모다. 그는 “요금을 그대로 두면 적자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다”며 “다른 유능한 외부 경영인이 와도 안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 서울시 버스 기본요금 인상은 당초 계획대로 시행될 전망이다. 인상 폭은 간·지선버스 300 원, 광역버스 700 원, 마을버스 300원, 심야버스 350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