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여종’처럼 기꺼이 무릎을 꿇고 서비스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중국이 월 14만위안(약 2678만원)에 옷은 물론 양말까지 신겨주고 벗겨주는 사실상 ‘하녀’를 구한다는 구인광고로 들썩이고 있다.
17일 홍콩의 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 사는 한 여성이 최근 가사도우미 중개업체를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의 구인광고를 냈다.
그는 지원자 조건으로 관찰력이 있고, 자존심이 높지 않은 사람을 첫손에 꼽았다. 키 165cm 이상, 체중은 55kg 미만이어야 하고 준수한 외모, 노래, 춤 실력을 요구했다. 또 중등학교 이상 졸업자만 지원할 수 있다.
업무는 광범위하다. 일상적인 집안일은 물론 발을 뻗으면 신발을 신겨줘야 하고 어깨를 흔들면 옷을 벗겨줘야 한다. 이에 더해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에 문 옆에서 기다렸다가 신발을 벗겨주고, 발을 씻고 마사지하고 필요할 때마다 물과 과일을 준비하는 등도 업무에 포함됐다.
근무시간은 12시간씩 일일 2교대로, 14만 위안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한다. 10년만에 최고치라는 중국 대졸 신입사원의 2021년 평균 월급이 5833위안(약 110만원)인 점에 비춰 대단히 높은 금액이다. 월 1만위안(약 189만원) 월급의 ‘고소득자’가 전체 신입사원의 6.1%에 불과한 형편이다. 중국에서 부자 도시로 손꼽히는 상하이 직장인의 평균 월급도 1만1396위안(약 217만원)이다.
왕샤오빙 청두시 가사서비스협회 회장은 모집 조건, 고액 월급 등이 SNS 등에서 화제가 되자 "정상적인 수준에서 볼 때 돈을 무조건 많이 준다고 해서 가사 도우미의 인격을 마구 짓밟아도 된다는 것이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분노했다.
그럼에도 이미 가사도우미는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인 정보를 공유한 가사도우미 중개업체 측은 "인터넷에 게시된 구인 정보는 모두 사실"이라면서 "구인 의뢰자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부호로 이미 2명의 가사도우미를 모두 채용했다"고 전했다.
선발된 가사 도우미는 안내했던 대로 월 14만 위안을 받고 채용됐으며 근무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라고 한다. 이들은 업무 내용에 만족해 더 오래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고 2시간의 점심시간을 활용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