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땅한 근본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에 도파민 생성을 유도하면서도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도 막는 최초의 신약에 도전합니다.”
김덕중(사진) 뉴론 파마슈티컬(Nurron Pharmaceuticals·뉴론) 대표는 지난 12일 폐막한 바이오코리아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오는 9월 임상 1상 개시를 앞둔 파킨슨병 치료제(ATH-399A)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뉴론은 2021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됐다. 파킨슨병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와 항암제 투약기로 유명한 ICU 메디컬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조지로 로페스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바이오텍이다. 2015년 김 교수가 처음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성과 유지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Nurr1(널원)’이라는 핵수용체 전사인자에 결합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3가지 화합물을 개발한 논문에서 시작됐다. 2020년 이를 바탕으로 인체에 작용할 수 있는 유도체 11개를 골라내고 하버드 의대에서 전용 사업실시권을 받아 뉴론을 설립했다. 미국 제약사 렉산에서 신약연구를 총괄했던 김 대표는 김 교수 연구실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뉴론을 이끌고 있다.
Nurr1을 직접 활성화시키는 ATH-399A는 증상과 원인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김 대표는 “중뇌의 흑색질에서 도파민 분비 세포가 감소하는 게 파킨슨병의 원인인데 뇌속으로 들어가 도파민으로 변하는 레보도파가 당뇨의 인슐린처럼 40년 가까이 유일하다 싶은 표준 치료제였다”며 “ATH-399A는 독특하게 도파민 신경세포를 활성화 하면서도 보호하는 기전으로 원인과 증상을 함께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임상을 통해 ATH-399A의 반감기가 레보도파(90분)의 3배에 달했고 매우 적은 용량으로도 부작용 없는 약효를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뉴론은 전임상 결과만으로 지난해 민간 최대 파킨슨병 연구 재단인 마이클 J 폭스 재단에서 임상 지원을 받게 됐다. 이 재단은 ‘백 투 더 퓨처’ 주연배우인 마이클 J 폭스가 본인이 앓게 된 파킨슨병의 치료제를 찾기 위해 2000년 설립한 재단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재단에서 지원받은 연구가 86개인데 이중 6개의 임상 과제 중 하나로 ATH-399A가 뽑혔다”며 “파킨슨병에 전문화된 연구 심의를 통해 후보물질이 인정 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론은 이달 중 호주와 캐나다에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마치고 연내 본격 투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ATH-399A는 타깃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 레보도파는 물론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이중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등과 병용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가적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2025년 미국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론은 2021년 시리즈 A에서 대웅제약(069620)과 한올바이오파마(009420)로부터 각각 50만 달러씩 총 1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