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앞두고 중국이 견제구를 날렸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17일 대사관 ‘위챗’에 ‘G7 국가들과 확대 회의를 하는 유관국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적인 발전과 번영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주한 중국대사관 채널에 게재된 만큼 한국이나 윤 대통령을 명시하지 않았어도 ‘유관국’은 한국을 지칭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G7 정상회의와 한미일 정상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중국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엄포부터 놓은 셈이다.
한국 외교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식으로 개입하려는 중국의 위협이 끝이 없다. 지난달에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겨냥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불장난을 하는 자는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협박했고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不容置喙·불용치훼)”는 무례한 말을 썼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북중러의 보복이 한국과 윤 대통령에게 ‘악몽’이 될 수 있다”는 거친 표현을 썼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팽창주의에 빠져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전랑(戰狼)외교’를 벌여왔다. 중국은 사드 보복,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으로 한국을 압박해왔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저자세 외교를 지속해 중국의 한국 경시를 조장했다는 지적도 있다. 미중 패권 갈등이 장기화하는 시대에 우리가 국익과 안보를 지키면서 생존하려면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국방력을 포함한 국력을 더 키워야 한다. 한미동맹 격상, 한미일 공조 강화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이 상호 존중하는 호혜적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눈치를 보는 외교로 중국의 압박에 휘둘리면 한국을 겨냥한 중국의 위협은 더 노골화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 외교에 대해 간섭하려 하지 말고 핵·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흔들려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두둔부터 즉각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