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내놓은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의 첫 가시적 성과로 대만과의 무역 관계 강화에 합의했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사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과 대만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첫발을 내디뎠다”며 이같이 말했다. 타이 대표는 이번 합의에 따라 세관 절차 간소화, 규제 개선, 물류 상하역 시간 단축으로 형식주의를 타파해 적은 비용으로도 미국 기업들이 대만 시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USTR은 “앞으로 농업, 디지털 무역, 노동 및 환경 기준 등 더 복잡한 무역 분야에 대한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13개 국가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제외된 대만과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통한 별도 채널을 구축해 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것으로 관세 같은 문제를 다루지 않아 정식 자유무역협정(FTA)은 아니지만 대만과의 무역 관계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대만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련 투자를 할 때 세금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워싱턴DC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미국은 대만 분리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협상에 나서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의 방미 계획이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면서 대만 문제를 민감하게 다루는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대사관은 브리핑에서 왕 부장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타이 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며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러몬도 장관을 만난 뒤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 참석해 타이 대표와 회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