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비살상무기 목록에서 지원 가능한 품목을 선별하기 위한 실무적 검토에 착수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상간 논의에 따라 국방부 차원에서 필요 물품을 신속히 지원하도록 실무적인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비살상무기 지원과 관련한 목록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정부에 지뢰제거 장비와 긴급후송차량, 장갑구급차, 이동형 엑스레이 기기, 방공 레이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연 1순위로는 지뢰제거 장비가 거론된다. 육군이 보유한 지뢰제거 장비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은 일명 ‘코뿔소’로 불리는 K600 장애물 개척 전차로 2020년 말부터 양산 물량이 육군에 배치됐다. K-1A1 전차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강력한 기동성과 힘을 발휘하며 지뢰제거용 특수 쟁기를 부착할 수 있다. 원래 용도는 장애물을 개척하기 위한 불도저 용도였지만 불도저 삽날을 지뢰제거용 쟁기로 교체할 수 있다. ‘코뿔소’는 땅을 갈아 엎어 묻혀 있던 지뢰를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대인 및 대전차 지뢰를 제거한다. 자기감응지뢰 무능화장비를 장착해 자기장을 발사해 자기감응지뢰도 제거할 수 있다. 지뢰와 흙을 동시에 양쪽 옆으로 파내 밀어내면서 폭 약 3.8m 정도의 길을 만들며 전진한다.
무인·원격 장비도 있다. 특수기동여단이 도입한 MV4는 승무원 없이 ‘리모컨 운용자 제어 장치(OCU)’로 조종하는 무인·원격화 지뢰제거 장비로 도리깨 원리를 이용해 지뢰를 제거한다. 쇠구슬과 쇠사슬을 장착한 플레일(도리깨)을 고속 회전시키며 땅속 30㎝ 깊이까지 매설된 지뢰를 폭파하는 방식이다. 차체는 고강도 특수강이 적용돼 대인 지뢰는 물론 대전차 지뢰가 폭발해도 견딜 수 있다. 시간당 2200m²의 지뢰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무게 5.1톤에 175~250마력의 엔진으로 기동력이 우수하다. 한 지점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휴대용 지뢰탐지기도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난해부터 전략화한 신형 지뢰탐지기(PRS-20K)는 지표투과레이더(GPR) 기술을 적용해 기존 지뢰탐지기(PRS-17K)와 달리 목함지뢰 같은 비금속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