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인공지능(AI)이 대신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디자이너가 동료 디자이너, AI와 협업해서 최종 창작물을 만들어가는 게 ‘아틀리에’의 차별화 지점입니다. LG가 생각하는 AI란 협업을 통해 전문가들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도구입니다. AI가 영감을 주면, 사람이 디자인하는 것이죠.”
이화영 LG AI 연구원 상무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론칭 준비 중인 이미지 AI 서비스 ‘아틀리에’의 방향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아틀리에는 LG가 2021년 선보인 AI엔진 ‘엑사원’을 기반으로 준비 중인 서비스 가운데 이미지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이다.
아틀리에는 AI가 그림을 만들어 제공해 주는 도구가 아닌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에 도달할 때까지 파고들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에 가깝다. 입력창에 ‘바닷가 암벽에 있는 등대’라고 입력하니 관련 이미지가 여러 장 생성된 과정까지는 ‘달리2’ ‘미드저니’ 등 다른 이미지 AI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차이점은 다음 과정부터인데 제시된 이미지 가운데 석양이 있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 클릭하자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된 석양이 포함된 이미지가 나왔다. 여기서 다시 빨간 색감을 극대화하자는 텍스트를 추가로 입력하면 원하는 조건에서 또 다시 다양한 느낌의 디자인이 제시됐다.
LG는 이에 더해 아틀리에를 협업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 팀원들은 아틀리에가 생성하고 수정한 이미지를 자체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개선해나가는 등 일련의 작업 과정과 최종 창작물은 플랫폼 내에 쌓여 팀의 레퍼런스로 활용하도록 했다. LG가 지난해 9월부터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과 협업을 통해 찾아낸 방향성이다.
이 상무는 “파슨스와 디자이너 간 작업을 분석하며 깨달은 점은 대부분의 창작은 팀, 회사 등 공동 작업이라는 점”이라며 “디자인은 끊임 없는 상호 소통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파슨스 내부에서도 협업의 대상을 동료 디자이너에서 AI로 확장하는 방법론을 찾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정기 파슨스스쿨 디자인전략 교수는 “아틀리에를 통해 창작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며 “쉽고 자동적으로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다른 생성형 AI들과 달리 창의적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LG는 연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을 완성해 1차 개선본을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제공할 계획이다. 상용화 전 파슨스를 통해 점검을 받고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 상무는 “전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생성형 AI 기술로 시각화 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AI의 협업이라는 디자인 방법론을 함께 연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산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LG가 AI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LG는 아틀리에 외에도 언어 기반의 모델 등을 개발 중으로, 보안과 전문성이 뒷받침 돼야 하는 기업(B2B) 시장부터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틀리에를 전문 디자이너들의 협업툴로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AI분야가 승자독식이라고 하지만 결코 한 두 군데가 독식하는 구조는 아닐 것”이라며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 문서를 학습해야 하는데, 범용 AI의 경우 자칫 내부 주요 정보가 AI 운영 업체에 넘어갈 수 있다”고 시장을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분야 별로 특화된 다양한 AI가 필요하고, LG는 이 분야부터 파고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LG 측은 “개발 제품들의 구체적인 출시 타임라인은 미정”이라면서도 “연내 출시되는 제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