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 눈] 소통 부재가 낳은 감기약 소동

안경진 바이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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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챔프 시럽 먹이지 말라기에 콜대원 키즈로 바꿔왔는데 또 판매 중지라고요?”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필수 상비약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가 줄줄이 판매 중지되면서 혼란을 빚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대원제약(003220)의 ‘콜대원키즈펜시럽’과 대원제약이 수탁 제조하는 ‘파인큐아세트펜시럽’의 제조·판매를 잠정 중지하도록 하고 자발적 회수를 권고했다. ‘상분리 현상’이 심각하다는 민원이 제기된 후 내린 조치다. 어린이들이 복용하는 시럽, 안약 등에 많은 현탁제는 일부 성분이 가라앉는 상분리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약사들이 “사용 전에 꼭 흔들어달라”며 복약지도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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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현탁제 특성상 상분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분할 복용하는 경우에도 실제 위험성은 낮다”면서도 “추가 조치가 확인될 때까지 제조·판매 중지하라”고 했다. 체중이 적게 나가 한 포를 다 먹이지 않는 영유아 등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보수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일 성분 해열제인 동아제약의 챔프 시럽이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 처분을 받은 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만큼 파급력은 컸다.

어린 자녀들이 복용하는 해열제가 잇따라 품질 문제로 도마에 오르자 부모들의 불안감은 적지 않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 대체 제품을 문의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일부 약국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시럽제를 넘어 일반의약품 감기약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는 조짐도 엿보인다.

식약처는 챔프 시럽에서 확인된 균종이 맥주 등 발효 음식에 사용되는 진균의 일종으로 인체에 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현장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식약처가 민원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행정처분에 나선 점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불안을 잠재울 만한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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