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山寺서 즐기는 명상·차담…나를 비우고 행복 채우다

◆ 연주암 템플스테이 체험해보니

절벽 끝 사찰까지 케이블카 이동

요가명상·팔찌 만들기·다도체험

이색 프로그램으로 20·30대 몰려

스님과 차담 '힐링 코스'로 인기

연주암 템플스테이에서 스님들이 차를 마시며 템프스테이 참가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연주암 템플스테이에서 스님들이 차를 마시며 템프스테이 참가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템플스테이가 일상에 지친 2030세들에게 힐링의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과천 연주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 연주암 홈페이지템플스테이가 일상에 지친 2030세들에게 힐링의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과천 연주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 연주암 홈페이지


“드림캐처와 같아요. 매듭을 만들면서 잡념도 잊을 수 있어요.”



19일 경기도 과천시 관악산에 위치한 연주암에서 인광 스님이 팔찌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팔찌 만들기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다. 참가자들이 각자 원하는 색의 줄을 고른 후 ‘옴’이 새겨진 은 펜던트와 초콜릿 펜던트를 끼워 넣은 뒤 매듭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인광 스님은 “팔찌는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20~30대 젊은 참가자들이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직장인 등 템플스테이를 이용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템플스테이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사찰 문화를 체험하는 데서 나아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힐링하고 싶은 젊은 층의 수요를 겨냥해 이색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연주암도 20~30대 이용자가 많은 절 중 하나다. 인광 스님은 “템플스테이에 제일 많이 참여하는 사람은 30대 여성”이라고 전했다.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고 결혼 연령은 늦어지거나 아예 안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템플스테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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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가 템플스테이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주암의 경우 가는 방법부터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템플스테이 이용객에 한해 일반인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절은 관악산 해발 629m 정상 인근 절벽 끝에 있다. 걸어서 간다면 1시간 20여 분을 등산해야 한다. 그러나 템플스테이 이용객이라면 방송사·기상관측소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절을 한 번에 갈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면서 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점도 템플스테이 이용객만 누릴 수 있는 장점이다.

연주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팔찌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연주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팔찌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


연주암 템플스테이의 또 다른 차별화 지점은 요가 명상이다. 출가 전 요가 자격증을 딴 스님이 직접 개발했다. 스트레칭으로 굳은 근육을 풀어준다. 절에서 산바람을 맞으며 요가 매트 위에서 요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는 후기가 많다.

다양한 이색 프로그램에 중에서도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스님과의 차담이라는 게 연주암 측 설명이다.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여러 가지 외부 요인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담에 참여하는 스님들 또한 판에 박힌 조언을 하지 않는다. 이날 스님들은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거냐는 물음에 “미련이 있으면 해야 하지만 미련이 없으면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스님들은 “직장을 그만두기 전 템플스테이에 온 직장인이 있었는데 스님과의 대화 후 마음을 바꾼 적도 있었다”며 “스님과의 차담에서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힐링하는 시간이다 보니 제일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연주암은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다도 체험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이용자가 다도기를 직접 사용해 다도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마감이 제일 빠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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