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충돌 위험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군과 연계된 대학 연구진들이 워게임을 실시한 결과 중국군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미군 최첨단 항공모함 전단을 침몰시켰다고 주장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중국어 저널 측시기술학보(測試技術學報)에는 중국 산시성 중베이대 연구진이 남중국해를 배경으로 진행한 워게임의 상세한 내용이 실렸다.
중베이대는 졸업생 상당수가 항공우주·방위산업에서 일하는 등 중국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연구진은 중국군이 사용하는 주류 워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벌인 20차례의 격렬한 전투 시뮬레이션에서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24발로 미 해군 최첨단 항모 제럴드 R. 포드(CVN-78)호를 주축으로 한 항모전단을 침몰시켰다고 주장했다.
해당 워게임의 시나리오는 중국군의 반복된 경고에도 미군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들에 계속 접근해와 공격받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거의 모든 미군 함정이 산산이 부서져 결국 침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재래식 무기로는 침몰당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던 해당 미군 항모전단이 비교적 적은 수의 극초음속 미사일 공격으로는 확실히 파괴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시뮬레이션에 등장한 미군 함정은 제럴드 R. 포드호를 비롯해 타이콘데로가급 미사일 순양함 샌 재신토, 알레이 버크급 플라이트 IIA 미사일 구축함 4척 등 총 6척이다.
2017년 취역한 핵 추진 항모 제럴드 포드호는 배수량이 10만1천600t으로 미 해군 함정 가운데 가장 크며 최첨단 레이더와 전자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구진은 20차례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 함정 6척 중 평균 5.6척이 세 차례의 공격으로 파괴돼 미군 항모전단이 전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군이 사용한 두 가지 종류의 대함 미사일은 높은 고도로 순항하며 최고 속도 마하 11에 도달할 수 있고, 두 번의 타격으로 항모나 대형 전함을 침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워게임에서 나타난 해당 미사일의 성능은 지형, 기상, 다른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로 인해 실제 전투에서는 달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SCMP는 "중국이 미국 항모전단을 상대로 극초음속 공격을 진행한 워게임 결과를 공개한 것을 처음"이라며 "중국이 이를 공개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해당 워게임에서 사용된 데이터들의 진위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무기의 성능에 대한 정보가 신뢰할만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이징의 한 항공우주 방위산업 엔지니어는 SCMP에 "만일 이번 워게임에 사용된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의 데이터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면 시뮬레이션의 질에 영향을 끼치고 부정확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