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관객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저희 영화가 작게나마 한국 영화계에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팬데믹 기간 ‘천만 관객’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의 희망이 되었던 영화 ‘범죄도시2’의 후속작 ‘범죄도시3’가 다시 한국 영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중책을 떠맡고 개봉에 나선다. 24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주연 마석도 형사 역의 배우 마동석은 “범죄도시2의 흥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요즘은 100만 관객도 어려워서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만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품의 스케일은 더욱 커졌다. 압도적인 악역이었던 1편의 장첸(윤계상)과 2편의 강해상(손석구)의 뒤를 이어 메인 빌런이 두 명이나 등장한다. 일본 야쿠자 리키(아오키 무네타카)와 마약 조직 보스 주성철(이준혁)이다. 마동석은 “이전 악역이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악역이라면 이번에는 지능적인 악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작품 내의 악역들은 이전의 악역과는 다른 각자의 고유한 매력을 선보인다. ‘곡성’의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도 악역으로 특별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금천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옮긴 만큼 동료 배우들도 모두 바뀌었다. 전석호·고규필·김민재 등이 출연해 전편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감초 조연 연기를 선사한다. 마동석은 “진선규 등 우리 영화로 빛을 본 배우들이 많아서 너무 고맙고 좋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프랜차이즈화 되며 시리즈가 똑같아지고 진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마동석은 “중요한 것은 변화를 주는 것”이라며 “캐릭터도 작품도 기존 것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도 빌런과 조연 등의 변화 뿐 아니라 언뜻 다 똑같아 보일 수 있는 액션에도 차별점을 두고 준비해 볼거리가 더욱 늘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범죄도시는 4편까지 촬영이 끝났고 5·6편은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며 “일단 8편까지 계획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4편에 대해서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와 디지털 범죄를 다룰 예정”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히어로 ‘길가메시’ 역을 맡고 있는 그는 할리우드 작품 제작과 출연도 계속해 나간다. 우선 범죄도시 시리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에 대한 관심도 현지에서 높은 상태다. 또 마동석은 “악인전의 리메이크를 파라마운트와 준비 중이고, 마블 작품도 무엇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출연할 것”이라며 “글로벌 콘텐츠도 구상 중인데, 할라우드 제작사들의 제작을 국내에서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이 적어도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의 작가이자 처남인 차우진 작가의 시나리오는 CJ와 함께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될 예정이기도 하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심오한 작품성이나 메시지를 기대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든 관객들은 그저 화끈하고 통쾌한 액션, 불쌍할 정도로 얻어 터지는 빌런을 보며 느끼는 쾌감을 기대할 뿐이다. 그리고 이번 작품 역시 그런 쾌감을 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마석도는 세월이 흐른 만큼 더 많이 맞지만, 그만큼 더 많이, 세게 때린다. 31일 개봉. 10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