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감정에만 호소하는 정치의 폐해는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과거 여러 차례 비과학적인 정치적 선동과 거짓 정보가 국정운영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심지어 국익에 반하는 사태까지 초래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비과학적이고 반산업적인 미숙함에 기인한 국정운영 폐해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다. 한국전력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해 32조 6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막대한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전기요금 인상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십 년간 공들여 일궈낸 한국의 원전 산업과 생태계는 우수한 인재들의 이탈 등과 함께 완벽히 무너졌다. 최근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에 따른 총손실 비용, 이른바 ‘탈원전 청구서’ 비용은 문재인 정부 5년간(2017~2022년) 22조 9000억 원, 올해부터 2030년까지는 24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현실과 진실을 외면한 정치적 선동의 결과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서도 과학과 진실보다 감정과 정쟁에 골몰하고 있다. 안전에 관한 문제일수록 적극적인 과학적 조사와 규명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반일 감정을 앞세우면서 여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2의 ‘원전 포비아’를 양산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함께 쓰는 우물에 독극물을 풀어 넣는 데도 안전하다고 우긴다”며 괴담 정치에 앞장섰다.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선동해 내심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본인의 사법 리스크 등 악재들에 대한 여론을 돌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직결돼 있기 때문에 엄격한 분석 결과와 과학적 자문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아직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검증 및 대한민국 시찰단의 현장 점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다. 만약 IAEA 조사에서 오염수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어느 정부도 오염수 방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과학적 숙고를 거치지 않은 민주당의 주장은 괴담에 가까운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 사실에 기반해 정책의 불확실성과 국민의 불안감을 낮추기보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라도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
전 정부와 민주당이 정의로운 척하면서 손을 댄 곳마다 시장의 자율 기능이 무너졌다. 이뿐만 아니라 북미 중재자론을 필두로 탈원전과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 제로 등 그들이 현실 대신 감정에 호소한 ‘유토피아’ 정책들은 모두 실패해왔다. 이 뼈아픈 역사적 실책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만큼은 진실에 가까운 답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