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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인어공주' 인종차별이 문제? 이런 오해가 있나

영화 '인어공주' 리뷰

과연 인종차별이 문제였을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 캐스팅 논란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인어공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공개 전부터 논란투성이였던 '인어공주'. 베일을 벗으면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중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는 바다의 왕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물밖 세상이 궁금했던 어린 인어공주 에리얼(할리 베일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에리얼은 평생을 바다 안에서 산 공주지만 우연히 난파 사고를 목격하고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 킹)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인어 세계와 인간 세계 사이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영화 '인어공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논란의 시작은 인어공주의 비주얼이었다. 유년 시절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빨간 머리의 에리얼은 사라지고 캐스팅 미스에 가까운 흑인 배우가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시작되자 이 캐스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인종차별'이라는 이유로 디즈니의 입장을 방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어공주'에서 그들이 놓친 문제는 인종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원작 '인어공주'가 지닌 기본 설정 자체가 무시당했다는 점이다. 원작에 나오는 에리얼의 빨간 머리 대신 드레드 머리를 한 공주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영화 '인어공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인어공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흑인을 차별했다고 하기에는 출연 배우들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대부분 흑인이다. 흑인 왕비, 흑인 하인, 그리고 대다수의 흑인 백성까지. 백인인 에릭 왕자가 흑인 왕비 밑에서 입양된 왕자라는 점은 끝까지 개연성 있는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 설정일 뿐이다. 심지어 시장에서 드럼을 치고 부족 파티를 하기에 이르는 신은 원작의 설정을 뒤엎다 못해 존중하지 않았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나마 남은 것은 노래인데, 뮤지컬 영화만이 살릴 수 있는 요소들이 죽어버린 점 또한 안타깝다. 메인 넘버인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는 할리 베일리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합쳐 환상적인 신을 만들어냈지만 '언더 더 씨(Under the Sea)'는 원작의 맛깔나는 흥을 살리지 못한 느낌이다.

트라이튼 역의 하비에르 바르뎀, 울슐라 역의 멜리사 맥카시의 훌륭한 연기는 영화의 많은 부분들을 살렸으나 그마저도 허술한 서사와 집중하기 힘든 비주얼에 가려진다. 주체적인 메시지를 전하려는 '인어공주'의 시도는 좋았으나 정치적 올바름을 주장하기 위해 블랙 워싱에 가까운 작품을 탄생시킨 것에 대해서 박수를 쳐줄 수만은 없다.

+요약


제목 :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장르 : 뮤지컬, 판타지, 멜로

연출 : 롭 마샬

출연 : 할리 베일리, 멜리사 맥카시, 조나 하우어 킹, 하비에르 바르뎀, 아콰피나

배급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상영시간 : 135분

상영등급 : 전체 관람가

개봉 : 2023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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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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