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1일 최근 분신으로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씨의 분향소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4명이 현행범 체포되고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건물 앞에서 예정돼있던 야간문화제에 앞서 양 씨의 시민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경찰은 이에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다고 고지한 뒤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강제 해산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고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15분 이상 지속됐다.
분향소 강제 철거 이후 노조는 야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재개된 집회에서 노조원들은 “고인 모독한 경찰 규탄한다”, “경찰청장 윤희근 파면하라”라는 구호를 거듭 외쳤다.
최근 경찰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캡사이신 분사도 불사하겠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민주노총의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이상원 대법원 양형위원장을 만나 “현장 경찰관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공무집행방해죄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조합원 2만여 명이 참여한 ‘민주노총 총력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노조 탄압 중지 및 노동 개악 중단 △양회동 열사 죽음에 대한 정부의 사죄 △노조법 2·3조 개정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윤석열 정권이 우리를 불법·비리·폭력·간첩으로 낙인찍고 탄압했다”며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박탈하겠다는 발상이 경악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