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살해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필리핀에서 또 한 명의 언론인이 괴한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31일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라디오 방송 진행자 크레센시아노 분두퀸(50)이 이날 새벽 오리엔탈 민도로주 칼라판시에 있는 자택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용의자는 총 2명으로, 용의자 중 한 명은 희생자 아들의 차에 치여 숨졌다. 도망친 용의자는 추격 중인 것으로 전해쳤다.
분두퀸은 필리핀 지역의 각종 문제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에 최근 발생한 기름 유출 사태와 불법 도박, 정치 문제 등에 관해 거침없이 발언한 바 있다.
그가 몸 담았던 방송사의 간부는 "(분두퀸이) 협박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자세한 내용을 말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며 "조용히 지내길 원했고, 그래서 양계장도 차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핀은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된 나라로, 언론인이 의문의 살해를 당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로 일어난 언론인 살해 사건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라디오 방송 기자인 레이 블랑코가 흉기에 찔려 숨졌고, 지난해 10월에는 라디오 매체 언론인 펄시벌 마바사가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마바사 피살 사건의 경우, 경찰 조사 결과 교정국장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청부업자에게 마바사를 살인해 달라고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