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일으킨 음주운전자에 대해 1심이 징역 7년을 선고하자 검찰이 항소했다.
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부장검사 이정렬)는 이번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재판부는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0) 씨에 대해 도주치사 등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운전으로 어린이를 다치게 한 경우, 더욱 즉각적인 구호조치가 필요함에도 피고인이 이러한 조치를 곧바로 취하지 아니하고 현장을 이탈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어린이보호구역 내 음주운전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 사고에 대해 보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항소심에서 전부 유죄와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항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 생명을 한 순간에 빼앗겨 버린 유족의 상실감이 매우 큰 사안"이라며 "A 씨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전혀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어린이보호구역 내 음주운전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 사고에 대해 보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12월 2일 오후 청담동 소재 한 초등학교 후문 스쿨존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3학년 B군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그는 B군을 차로 친 뒤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자신의 거주지 주차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 씨 측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도주 의사는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따져보기 위해 지난달 24일 사고 현장을 찾아 검증을 진행했으며 A 씨의 도주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48초 만에 사고 현장으로 되돌아온 점, 차량 주차 후 도주를 의심할 행동을 취하지 않은 점, 스스로를 가해자라 밝히고 체포 전까지 현장을 떠나려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도주 의사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A 씨가 도주할 마음을 먹었다면 사고 현장 근처인 거주지가 아닌 다른 장소로 이동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가정도 내놨다. 재판부는 "A 씨는 현장에 돌아와 체포 전까지 현장을 떠나려하지 않았고 보안관에게 인적사항과 자신이 가해자임을 밝히고 음주 측정에도 응했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주가 의심되더라도 이런 정황만으로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