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강 팁] 아침에 유독 심한 두통? 뇌종양 의심해야 할 3가지 신호

■황기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압 상승이 원인…아세트아미노펜 등 진통제로 해소 안돼

교모세포종은 대부분 악성 종양…빠른 수술·항암치료 필수

정기검진 혜택 크지 않아…의심 증상 보이면 즉각 병원 찾아야

뇌종양의 세부 유형. 전체 뇌종양의 65%는 뇌수막, 신경교세포, 뇌하수체에 발생한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뇌종양의 세부 유형. 전체 뇌종양의 65%는 뇌수막, 신경교세포, 뇌하수체에 발생한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두통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약을 먹어도 해결되지 않거나 유독 아침에 증상이 심하면 뇌종양이 원인일 수 있다. 뇌종양은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지칭하는 용어다.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해도 종양이 발생했던 위치에 따라 운동, 감각, 사고 능력 등이 저하되는 후유증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악성 종양은 크기가 급속도로 커지고 전이도 빠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일찍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종양이 생겼을 때 두통이 발생하는 원인은 뇌압 상승과 관련이 있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과 일반적인 두통의 가장 큰 차이는 새벽이나 아침에 통증이 더 극심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성 편두통은 대개 아침에는 괜찮다가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의 요인이 생겼을 때 더 심해진다. 반면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장시간 누워있는 새벽이나 아침에 심하게 나타나고 활동을 하다 보면 오히려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약으로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의 특징이다. 뇌압 상승이 두통의 원인인 만큼 일시적인 통증 감소는 가능할지 모르나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어 복용 용량을 점점 늘려야 하거나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 또는 마약성 진통제까지 사용해야 두통이 완화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두통과 함께 동반되는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일 경우 종양 발생 위치에 따라 청력이나 시력이 감퇴되는 감각장애, 위약감이 들거나 균형 이상이 오는 운동장애, 기억력 저하, 경련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관련기사



뇌종양은 크게 악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과의 경계가 뚜렷하다. 증상이 없다면 대부분 경과를 지켜보지만 발생 위치에 따라 악성 종양 못지 않게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 침투 능력이 강해 주변의 정상 뇌조직을 빠르게 파괴한다. 대부분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수술을 받은 후에도 방사선 및 항암치료가 필수적이다. 뇌종양은 악성, 양성 여부보다 종양이 생긴 부위가 중요하다. 부위에 따라 후유증은 물론 치료의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뇌를 둘러싼 얇은 막인 수막과 뇌 전체에 분포하는 신경교세포,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뇌하수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세 부위에 뇌종양이 발생하는 비율이 전체 뇌종양의 약 65%를 차지한다. 이 중 수막이나 뇌하수체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 양성 종양이라 급격히 진행되지 않고 다른 부위로의 전이도 드물기 때문에 추적 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에 반해 신경교세포에 생긴 종양은 교모세포종이라는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술과 항암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뇌종양 환자들은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종양 발생 부위가 뇌인 만큼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악성, 양성을 불문하고 종양을 절제할 수 있다면 예후는 좋은 편이다. 악성 뇌종양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더라도 방사선과 항암 치료를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정기적인 추적 관찰도 필수다. 양성 뇌종양은 종양이 완벽하게 제거됐다면 추가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위치나 크기에 따라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뇌하수체 종양은 수술 후 호르몬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 뇌종양 환자들은 수술 후 다시 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지 가장 궁금해 한다. 위치가 나쁘지 않고 빨리 발견해서 치료가 잘 이뤄졌다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시신경을 누르고 있던 종양을 제거했을 때 다행히 시각을 회복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이미 나빠진 기능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뇌종양은 아직까지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예방법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평소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가 갑자기 뇌종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종종 뇌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을지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런데 뇌종양은 조기 진단이 이뤄졌다고 해서 예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른 암들처럼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의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뇌 CT 검사를 받기 보다는 의심 소견이 있을 때 지체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권장된다.

황기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황기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