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해제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해수욕장 개장을 서두르고 있다. 사실상 4년여 만에 해수욕장이 문을 여는 것에 맞춰 이색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앞세워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을 지난 1일부터 부분 개장하고 안전관리에 들어갔다. 구는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송정해수욕장 백사장 1㎞ 구간에 6만 9574㎥ 모래를 투입했다. 부산 해수욕장은 2019년 약 3700만 명에 달했던 전체 방문객 수가 2020년 1474만 명, 2021년 990만 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엔 2100만 명으로 늘었지만 올해 더 많은 관광객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제주 지역 해수욕장은 조기 개장과 함께 일부는 야간에도 개장한다. 조기·야간 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4년 만이다. 금능·협재·곽지·함덕·이호테우가 24일 개장하고 해수욕장도 7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이호테우와 삼양은 4년 만에 야간에도 개장한다.
이 밖에 경포해수욕장이 7월 1일 개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14일까지 강원도 동해안 94개 해수욕장이 차례로 개장한다. 전남 65곳, 충남 33곳, 경남 27곳, 경북 25곳, 인천 11곳, 전북 8곳, 울산 2곳 등도 7월 1일을 전후해 개장한다.
특히 1980년대 경북 동해안 여름철 최고 명소로 꼽혔던던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16년 만에 재개장한다. 길이 1.3㎞, 폭 70m의 백사장과 울창한 해송숲을 갖췄던 송도해수욕장은 태풍 등으로 백사장이 유실돼 2007년 폐장됐다. 한 때 10여m에 불과하던 백사장 폭은 포항시의 복원 공사에 따라 현재 50m로 넓어져 해수욕장 기능을 회복했다. 일대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설하고 평화의 여신상 주변에는 야자 열매가 달린 경관수를 식재했다.
입장료 없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해수욕장도 눈길을 끈다. 경남 거제시는 명사해수욕장을 반려동물 해수욕장을 뜻하는 ‘댕수욕장’으로 하고 오는 7월 1일 개장한다. 거제시의 한 관계자는 “앞서 운영돼 온 강원도 멍비치 등은 개인이 사용 허가를 운영한 반면 댕수욕장은 지자체가 입장료 없이 운영하는 전국 첫 반려동물 해수욕장”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내건 충남 태안군도 꽃지해수욕장에서 반려견 동반 전용 천리포해수욕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강원 양양군 서퍼비치으로 대표되는 서핑 인기에 맞춰 서핑 전용 해변도 피서객을 맞이한다. 부산 송정해수욕장은 서핑 구역을 기존 160m에서 250m로 확대했고 ‘만리포니아’로 유명해진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은 서핑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주요 해수욕장이 서핑족 모시기에 나섰다.
여름 휴가철에 맞춘 각종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기획했다. 충남 보령시는 7월21일부터 8월6일까지 대천해수욕장에서 머드축제를 개최한다. 이 기간 국제아시아요트연맹 공인 요트대회인 ‘2023 아시안컵 보령 국제요트대회’를 7월24일부터 30일까지 보령 요트경기장과 대천해수욕장 앞바다에서 개최한다. 부산 해운대도 모래축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