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폴더블 종주국은 韓"…퍼스트 무버 위상 과시

[삼성 사상 첫 '서울 언팩' 개최 왜]

갤럭시 폴드·플립5 7월 공개 예정

오포·화웨이 추격에 점유율 하락세

中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력 상당

"삼성 제품력으로 추격 따돌려야"





삼성전자(005930)가 내달 말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플립5’ 언팩(공개) 행사를 서울에서 연다. 통상 8월에 미국과 유럽에서 갤럭시 플래그십 제품을 공개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의 고품질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폴더블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공세에 나서자 ‘폴더블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재확인하고 디스플레이 기술을 비롯해 품질에서 ‘초격차’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말 서울에서 갤럭시 폴드·플립5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3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언팩을 국내에서 개최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이 의미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언팩 시기는 내달 26일이 유력하다. 장소로는 삼성동 코엑스가 언급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언팩을 시작한 2009년 이후 한국에서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뉴욕·라스베이거스,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갤럭시 플래그십 제품을 공개해왔다. 올해 언팩 또한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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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팩 행사를 서울에서는 여는 것은 폴더블폰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알리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오포와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올 들어 폴더블폰 신제품을 잇따라 공개한데 이어 최근 구글이 첫 폴더블폰을 선보이는 등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갤럭시가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한 ‘선도자(first mover)'이자 '오리지널’임을 강조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지만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한때 80%가 넘었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은 올 1분기에 45~48%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자국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폴드·플립이 자랑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경쟁력에 근접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디스플레이 시장 분석기관 DSCC의 로스 영 대표는 최근 “곧 출시하는 모토로라 ‘레이저40 울트라'는 갤럭시 폴드 외 처음으로 CoE(Color filter on Encapsulation)를 적용한 폴더블폰”이라며 “중국 2위 패널사인 차이나스타가 CoE 패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CoE는 편광판을 컬러필터로 대체하는 기술로, 이를 적용하면 두께·전력소모·밝기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갤럭시 폴드의 화면 밑에 숨겨진 카메라(UPC) 구현도 가능해진다. 폴더블 패널의 ‘체급’을 나누는 기술인 셈이다. 모토로라 레이저40 울트라는 3분기에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SCC는 올해 차이나스타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업체 2~3곳이 CoE를 상용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 갤럭시만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 경쟁력이 따라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DSCC는 지난해 19개에 불과하던 폴더블폰이 올해 37개 이상 출시돼 전체 출하량은 전년보다 45% 늘어난다는 예상을 내놨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패널 기술 간극이 좁혀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만큼 ‘폴더블폰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언팩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 못지 않게 갤럭시 폴드·플립5의 제품력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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